낙동강 물결 따라…경남·부산 곳곳 노란색 ‘유채꽃 전시장’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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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군 남지 7일까지 제19회 유채축제
만개한 꽃단지에 풍차, 튤립‧수선화도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도시농업박람회
행사 앞두고 관람객 몰려와 벌써 만원

유채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굽이굽이 낙동강을 따라 경남 창녕군과 부산 강서구의 초대형 유채밭에 노란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창녕에서는 4일부터, 강서에서는 12일부터 각각 축제가 열릴 예정이어서 주말에는 낙동강변이 몸살을 앓을지도 모르겠다.


경남 창녕군 남지유채단지에서 유채꽃밭과 이국적 풍차, 빨간 튤립과 철교를 배경으로 찍는 사진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남태우 기자 경남 창녕군 남지유채단지에서 유채꽃밭과 이국적 풍차, 빨간 튤립과 철교를 배경으로 찍는 사진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남태우 기자

■창녕 낙동강유채축제

창녕군에서는 4~7일 제19회 창녕 낙동강유채축제가 열린다. 지난달 29일 축제 행사장인 남지유채단지 현장을 직접 둘러보니 유채꽃은 만개를 앞뒀고,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남지유채단지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면적만 110만㎡라고 하는데 실제 현장에 가보니 정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행사장 입구에서 유채단지 끝까지 천천히 걸으면 왕복 1시간은 걸린다. 사진을 찍으면서 오간다면 족히 2~3시간은 필요할 것 같다.

솔직히 남지유채단지 입구에서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채꽃이 제대로 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전남 영암군과 충남 옥천군에서 열리는 유채꽃축제가 취소됐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여기에서는 제대로 축제를 열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남지유채단지에서는 유채꽃과 튤립이 절묘한 색의 조화를 보여준다. 남태우 기자 남지유채단지에서는 유채꽃과 튤립이 절묘한 색의 조화를 보여준다. 남태우 기자

남지유채단지 안쪽으로 들어가자 걱정은 환희로 바뀌었다. 멀리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유채꽃이 환하게 피어 있었다. 아직 100%로 보기는 어렵고 이제 70% 안팎 정도만 만개했지만, 그래도 훌륭한 유채단지를 이뤘다.

남지유채단지의 특징은 유채꽃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곳에는 곳곳에 튤립, 수선화 화단이 있고 단지 한가운데에는 ‘네덜란드 풍차’가 설치됐다. 노란색 유채와 다양한 색깔의 튤립이 이국적인 풍차와 조화를 이뤄 훌륭한 사진 한 컷을 만든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지유채단지 곳곳에 초가집과 원두막은 물론 우포늪을 상징하는 새 따오기를 활용한 다양한 포토존 시설이 설치돼 훌륭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유채꽃은 잘 피었고 사진 찍을 곳은 지천으로 널렸으니,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다. 전문 사진작가로 보이는 사람이나 아마추어 사진 동호인도 한두 명이 아니다. 다들 환한 표정으로 즐겁게 산책하면서 틈이 날 때마다 사진을 찍는다.

하얀 벚꽃과 노란 개나리를 배경으로 찍는 만년교 사진은 정말 유명해서 인파가 미어터질 지경이다. 남태우 기자 하얀 벚꽃과 노란 개나리를 배경으로 찍는 만년교 사진은 정말 유명해서 인파가 미어터질 지경이다. 남태우 기자

남지유채단지를 둘러본 뒤 꼭 찾아가야 할 곳이 있다. 해마다 이맘때가 아니면 볼 수도 없고, 사진을 찍을 수도 없는 곳이다. 창녕군 영산면 만년교다. 마치 수양버들처럼 축 늘어진 벚꽃과 노란 개나리꽃 사이에 우뚝 선 200년 전 돌다리 만년교다. 이곳이 사진 한 장으로 얼마나 유명한지 매년 3월 말~4월 초가 되면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 사진작가가 몰려 작은 시골마을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부산도시농업박람회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서는 오는 12~14일 제20회 부산도시농업박람회가 열린다. 이름만 보면 뜬금없지만 올해 부산도시농업박람회는 ‘유채꽃축제’다. 지난해까지는 ‘부산낙동강유채꽃축제’였지만 올해 부산도시농업박람회로 타이틀을 바꿨다.

지난 1일 평일 낮에 대저생태공원을 둘러봤는데 많은 사람이 몰려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인파와 차량이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유채꽃이 잘 피어 아름답다는 뜻이다. 현장을 살펴보니 실제로 그랬다. 유채꽃만 놓고 보면 대저생태공원이 남지유채단지보다 나은 것 같다. 부대시설까지 포함한다면 사진 찍기에는 창녕이 더 좋은 것처럼 보인다. 물론 사람에 따라 평가는 다를 수도 있다.

제20회 부산도시농업박람회를 앞둔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유채단지에 많은 관람객이 몰려 꽃을 즐기고 있다. 남태우 기자 제20회 부산도시농업박람회를 앞둔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유채단지에 많은 관람객이 몰려 꽃을 즐기고 있다. 남태우 기자

유채꽃이 활짝 핀 만큼 대저생태공원에서는 강서구청 직원 등이 행사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불도저는 유채밭 안쪽을 구불구불하게 돌아다니면서 행사 기간 중에 사람들이 오가며 사진을 찍을 통로를 만들었다.

행사를 앞두고 많은 사람이 몰리지만 유채단지 대부분 구역에서는 관람객 출입을 통제했다. 행사 이전에 유채밭이 망가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구포다리 아래 일부 지역만 개방돼 관람객이 둘러보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한 부부가 벚꽃과 유채꽃이 잘 어우러진 대저생태공원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남태우 기자 한 부부가 벚꽃과 유채꽃이 잘 어우러진 대저생태공원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남태우 기자

대저생태공원이 다른 지역의 유채단지보다 인기가 높은 이유는 ‘유채꽃과 벚꽃’의 조화다. 대저생태공원을 따라 이어지는 낙동강 둑방의 ‘강서낙동강변30리벚꽃길’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벚꽃 명소이기 때문이다. 지금 가면 유채꽃과 벚꽂의 조화를 사진에 담을 수 있지만 박람회 기간 중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주일 뒤라면 벚꽃이 대부분 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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