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비트코인…“ETF 약발 끝났나”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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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인하 가능성 후퇴
위험자산 회피심리 강화
현물 ETF 자금 유출까지


비트코인이 직전 최고가 대비 약 15% 하락한 6만 3000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빗썸 고객센터에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 모습. 연합뉴스 비트코인이 직전 최고가 대비 약 15% 하락한 6만 3000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빗썸 고객센터에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 모습. 연합뉴스

꿈의 가격 1억 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이 최근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 후퇴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된 영향이다.

8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8759만 원을 기록했다. 빗썸에선 8757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달러로는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이 6만 2367달러(한화 약 8513만 원)를 나타냈다. 이는 직전 최고가인 지난 3월 14일 7만 3750달러(약 1억 30만 원) 대비 약 15%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1일에는 5만 600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최고가보다 20% 이상 폭락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7만 달러를 기록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까지 하락한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저하된 탓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로 유지하면서 6회 연속 동결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를 향해 나아간다는 더 큰 확신을 갖기 전까지 금리인하는 적절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연준 위원들이 금리인하 가능성에 매파적(통화긴축) 입장으로 돌아서자,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그동안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4월 한 달간 1억 8200만(약 2485억 원)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출되기도 했다.

특히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홍콩 비트코인 현물 ETF가 한 주간 2250만 달러(약 306억 원)의 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의 기대와 달리 저조한 성적을 냈다.

코빗 김민승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직후부터 올해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비트코인 가격에 선반영됐다”며 “하지만 이후 각종 지표들이 발표되며 미국의 금리인하 예측 시점이 점점 멀어지자,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비트코인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미국의 금리인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비트코인은 현재 긴축적인 미국 거시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할 경우, 비트코인은 5만 달러에서 5만 2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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