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표 사라진 다리’ 경남 진주서 교명판 절도 잇따라…경찰 수사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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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부터 교명판 잇따라 사라져
3개면·12개 다리서 48개 교명판 절도
최근 구리 가격 오르자 범행…경찰 수사

사봉면 무촌교 모습. 교명판이 사라진 상태다. 김현우 기자 사봉면 무촌교 모습. 교명판이 사라진 상태다. 김현우 기자

경남 진주시 농촌지역 교량에서 이름을 적어놓은 교명판이 잇따라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40개를 훌쩍 넘는데,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 범죄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7일 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역 국도와 지방도 교량에 부착된 교명판 48개가 사라졌다. 교명판이 사라진 곳은 사봉면 무촌교·우곡교·추동교와 진성면 온수교·대사교 등 총 3개 면·12개 교량이다. 대부분 시 외곽 지역으로, 인적이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교량 1개에는 다리 이름과 준공 일자, 교량 제원, 통과 하중, 관리청, 시공업체 등을 적은 4개의 교명판이 부착된다. 절도범은 12개 교량에서 각각 4개 동판을 모두 훔쳐 총 48개 동판이 사라진 상태다.

사라진 사봉면 우곡교 교명판. <p>진주시와 경찰은 최근 구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절도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p><div class='wcms_ad' style='text-align: center;height:280px;'><!-- /17526318/PC_article/mid_336x280(1) --> <div id='div-gpt-ad-1641974057894-0' style='width: 338px;margin-left: 55px;float: left;'></div><div id='div-gpt-ad-1669057079593-0' style='width: 336px;margin-right: 55px;float: right;'></div></div> 김현우 기자 사라진 사봉면 우곡교 교명판.

진주시와 경찰은 최근 구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절도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우 기자

진주시와 경찰은 최근 구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절도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구리 현물 가격은 t당 장중 1만 달러를 넘어섰다. 구리 가격이 1만 달러를 넘긴 건 2022년 4월 이후 처음인데, 실제 고물상에서는 A급 구리를 kg당 1만 원 이상에 매입하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 이후인 1990년대 말과 경기 불황이 겹쳤던 2010년 초 동판 절도가 기승을 부렸는데, 최근 원자재값이 상승하자 10여 년 만에 다시 동판 절도가 고개를 들고 있는 셈이다.

시는 범행이 이어지자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지만 범인 검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장이 워낙 외진 곳에 있어 목격자는 물론, CCTV도 없어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봉면 추동교 모습.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목격자와 CCTV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김현우 기자 사봉면 추동교 모습.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목격자와 CCTV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김현우 기자

진주경찰서 관계자는 “발생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CCTV도 없어 수사가 쉽지 않다. 일단 순찰에 집중하면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교명판에 통과 하중 등에 적혀 있어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일단 다른 재질의 교명판 제작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도난 우려가 있어 동판이 아닌 아크릴이나 석재 재질로 제작할 계획”이라며 “다른 교량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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