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둘러싼 HD현대중 VS 한화오션, 쌍방 고소전…갈등 격화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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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전경.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전경. 현대중공업 제공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7일 HD현대 등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 개념설계 유출 사건과 관련, 지난 3일 경쟁사인 한화오션을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했다. 한화오션 측이 이 사건과 관련해 의도적으로 ‘짜깁기’한 수사 기록을 언론에 공개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관련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방위사업청은 올해 2월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의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5~6일 방사청 결정을 반박하는 기자설명회를 잇따라 열고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의 증거라며 피의자 신문조서 등 일부 수사 기록을 공개했다. 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임원 개입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방사청 청렴서약서에 서명한 회사 임원이 군사기밀을 불법으로 수집·유출하는 등 서약을 위반하면 최장 5년간 해군 군함 사업에 입찰할 수 없게 된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부산일보DB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부산일보DB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이번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한화오션 임직원들이 공개한 수사 기록은 국방부 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일부만 의도적으로 발췌·편집한 것으로 실제 진술 내용과 취지에 명백하게 반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건이 일어난 2014년 HD현대중공업에는 임원이 아닌 최상위 직원 직급으로 ‘수석부장’이 존재했지만, 한화오션은 이 직급을 임원으로 둔갑시켜 방위사업청의 입찰 참가 제한 대상처럼 호도했다고 강조했다.

2009년부터 추진된 KDDX 사업은 기존 한국형 구축함(KDX)에 최신 기술을 접목해 2036년까지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내용이다. 총사업비는 7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각각 수주했다. 방사청은 올 연말에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입찰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특수선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각축전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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