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원픽 자갈치회센터 ‘비밀 하늘정원’ [별별 부산] ①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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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 전망대

자갈치상가 옥상에 365일 무료 개방
부산대교부터 송도까지 한눈에 조망
깡깡이마을·공동어시장도 눈에 ‘쏙’
관광·쇼핑 중 잠시 쉬어 가기에 좋아

자갈치전망대에 정면으로 보이는 영도와 남항대교 앞으로 선박이 지나가고 있다. 무료로 개방되는 자갈치전망대는 항구도시 부산의 진면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희돈 기자 자갈치전망대에 정면으로 보이는 영도와 남항대교 앞으로 선박이 지나가고 있다. 무료로 개방되는 자갈치전망대는 항구도시 부산의 진면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희돈 기자

2024년이 막 시작된 지난 3일, 영국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가 ‘올해 가 보면 아주 재미있을 작은 나라’라는 타이틀로 한국을 소개하는 기사를 냈다. 서울과 함께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스파와 감천문화마을 등 부산의 여러 곳을 세세하게 거론했다. 부산이 국제적으로도 주목 받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더 타임스 기사에서 보듯 부산은 여전히 해수욕장이나 유명 관광지, 대규모 축제, 혹은 랜드마크 건축물 위주로 소비되는 도시라는 걸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부산의 매력을 간직한 숨은 명소나 특별한 의미를 가진 장소를 발굴해 소개하는 ‘별별 부산’을 시작한다. 외지 관광객은 물론이고 부산 시민들도 잘 알지 못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보물 같은 공간을 알리려는 것이다. 특히 동부산권에 비해 덜 조명받는 원도심이나 서부산권에 좀 더 많은 눈길을 주려 한다. ‘별별 부산’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은 곳에 대한 귀띔도 환영한다.

갈매기가 비상하는 외형을 뽐내는 자갈치시장 상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내려 한 층 올라가면 옥상에 무료로 개방하는 자갈치전망대가 있다. 김희돈 기자 갈매기가 비상하는 외형을 뽐내는 자갈치시장 상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내려 한 층 올라가면 옥상에 무료로 개방하는 자갈치전망대가 있다. 김희돈 기자
자갈치시장 상가 7층에서 옥상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 벽면엔 주변 경관을 담은 사진이 장식돼 있다. 김희돈 기자 자갈치시장 상가 7층에서 옥상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 벽면엔 주변 경관을 담은 사진이 장식돼 있다. 김희돈 기자

자갈치시장. 국제시장·부평깡통시장과 함께 남포동, 광복동 일대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특히 신선한 해산물을 눈앞에서 확인하고 바로 주문해 맛볼 수 있는 자갈치시장은 부산을 찾는 이들의 ‘최애 방문지’이기도 하다. 코로나 대유행이 끝난 지난해부터 해외 관광객들의 ‘깃발 투어’가 다시 활기를 띠면서 요즘 자갈치시장 주변은 평일에도 제법 많은 인파가 몰린다.

자갈치시장 중심엔 갈매기가 비상하는 외형을 뽐내는 상가 건물이 있다. 2006년 문을 연 자갈치시장 상가는 4841.5㎡의 대지에 연면적 25910.08㎡(7837평) 규모의 지하 2층·지상 7층 건물이다. 부산타워가 있는 용두산미디어파크(용두산공원)와 함께 부산 원도심의 랜드마크 구실을 하고 있기도 하다.

7층이지만 일반 방문객들은 주로 1~2층의 활어판매장과 회센터 위주로 이용한다. 1층에서 활어를 골라 주문한 후 2층에 자리 잡아 배달된 횟감을 맛보는 식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상가를 자갈치회센터로 부른다. 3층부터 맨 위 7층까지는 청년센터와 일반 사무실, 소상공인지원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자갈치전망대에 서면 영도를 연결하는 다리인 부산대교, 영도대교, 남항대교(왼쪽부터) 3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5분간 진행되는 영도대교 도개식도 관람할 수 있다. 김희돈 기자 자갈치전망대에 서면 영도를 연결하는 다리인 부산대교, 영도대교, 남항대교(왼쪽부터) 3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5분간 진행되는 영도대교 도개식도 관람할 수 있다. 김희돈 기자
해 질 무렵 자갈치전망대에 올라가면 송도 쪽으로 지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나무 덱엔 망원경 두 대가 마련돼 있다. 김희돈 기자 해 질 무렵 자갈치전망대에 올라가면 송도 쪽으로 지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나무 덱엔 망원경 두 대가 마련돼 있다. 김희돈 기자
자갈치전망대 정면으로 보이는 영도 깡깡이마을. 수리조선소들이 모여 있다. 김희돈 기자 자갈치전망대 정면으로 보이는 영도 깡깡이마을. 수리조선소들이 모여 있다. 김희돈 기자

그런데, 자갈치회센터에 ‘비밀 하늘정원’이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인들이 거의 들르지 않는 옥상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정원의 정식 이름은 ‘자갈치전망대’. 전망대에 가려면 우선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내린 후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한 층을 더 올라야 한다. 계단 벽면에 자갈치시장 야경과 부산타워 사진 등이 장식돼 있다. 계단을 오르면 자갈치전망대 입구 팻말이 붙은 출입문이 나온다.

438㎡로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바다 건너편 영도를 향해 탁 트인 전망은 비싼 비용을 치르고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찐 부산’의 매력을 뽐내는 데 부족함이 없다. 전망대 앞쪽 나무 덱에 올라서면 왼쪽부터 부산대교, 영도대교, 영도, 남항대교, 송도 암남공원, 천마산이 차례로 펼쳐진다. 전망대 바로 앞에는 깡깡이마을로 알려진 영도 수리조선소의 생생한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송도 쪽으로는 대한민국 최대 활어 공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전망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망원경도 두 대 설치돼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15분간 진행되는 영도대교 도개식 역시 이곳에서 편하게 내려다볼 수 있다. 정면의 남항대교 뒤쪽으로는 바다 건너 49.5km 떨어져 있는 일본 대마도가 어렴풋이 자태를 뽐낸다.

자갈치전망대에는 나무벤치와 그네도 설치돼 있어 편하게 쉬면서 부산의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김희돈 기자 자갈치전망대에는 나무벤치와 그네도 설치돼 있어 편하게 쉬면서 부산의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김희돈 기자

자갈치전망대에 있는 갈매기우체통. 비치된 엽서에 사연을 적어 우편함에 넣으면 6개월 뒤 주소지로 보내 준다. 외국인 이용객들도 제법 있다고 한다. 김희돈 기자 자갈치전망대에 있는 갈매기우체통. 비치된 엽서에 사연을 적어 우편함에 넣으면 6개월 뒤 주소지로 보내 준다. 외국인 이용객들도 제법 있다고 한다. 김희돈 기자
전망대에서 바다 반대편을 보면 부산타워가 눈앞에 있다. 8층 높이 전망대인 만큼 고개를 높이 들지 않고도 편하게 볼 수 있다. 김희돈 기자 전망대에서 바다 반대편을 보면 부산타워가 눈앞에 있다. 8층 높이 전망대인 만큼 고개를 높이 들지 않고도 편하게 볼 수 있다. 김희돈 기자

전망대에는 4인용 나무 벤치 4개와 그네까지 있어 쇼핑과 관광에 지친 다리를 잠시 쉬게 하는 데 무리가 없다. 커피를 한 잔 들고 자리 잡으면 그야말로 ‘레알 오션 뷰 카페’로 변한다. 바다 반대편으로 몸을 돌리자 부산타워가 바로 눈앞이다. 고개를 높이 들지 않고도 편하게 볼 수 있어 8층 높이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갈매기우체통도 흥미롭다. 전망대에 비치된 우편엽서에 사연을 적어 우편함에 넣으면 6개월 뒤 무료로 발송해 준다.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까지 발송된다고 한다. 실제 우편 발송 국가 명단에는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영국, 스페인, 체코 등 유럽과 미국까지 있다.

자갈치전망대는 1년 365일 무료로 개방된다.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해 질 무렵에는 천마산과 송도 쪽으로 기우는 일몰 광경도 만날 수 있다.

현재 방문자는 하루 50명 안쪽. 봄, 여름 등 관광 성수기에도 최대 200명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상가를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 자갈치시장사업소는 조경을 보완하고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등 전망대 시설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주원중 소장은 “당장 올봄부터 자갈치회센터 방문객들이 좀 더 편하게 전망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바다에서 바라본 자갈치시장 상가 모습. 세 겹의 갈매기 날개 중 맨 위 날개 왼쪽 바로 아래에 전망대가 있다. 부산시설공단 자갈치시장사업소 제공 바다에서 바라본 자갈치시장 상가 모습. 세 겹의 갈매기 날개 중 맨 위 날개 왼쪽 바로 아래에 전망대가 있다. 부산시설공단 자갈치시장사업소 제공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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